시가 좋아

<시> 변산바람꽃

질경이" 2010. 3. 6. 21:34

          

 

                 변산 바람꽃

 

  

   

바람나고 싶은 날이다 오늘은.

부안 변산 어디쯤

꽃이 피었다고 고삐풀린 바람이

가슴에 쟁여놓은 그리움을

툭 하고 건드렸다.

 

그 길 따라 가자

먼지나는 흙 길 끝에 걸린

푸른양철지붕 아래 툇마루

무릎 세운 할머니

깍지 낀 손등 위로 벌이 날아든다

아흔살 저승꽃 피운 얼굴

변산아씨로 환하게 피어나니

얼마나 고운 일인가.

 

그리움 일으키는 꽃길

바람꽃 하얗게 피는 길

새 한마리  푸드득 사라지는 청림마을

오늘

그 길 따라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