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5 > 대학로 <책 읽는 사회>
역사의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리얼리즘의 어부(語夫)
작가 : 안재성 소설가
작품: <파업><황금이삭><경성트로이카><연안행> 이현상, 이관술 평전과
청계피복의 빛나는 기억 <청계, 내 청춘>
대담: 고명철 평론가
대학로로 가는 마을버스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전화가 왔다.
"창덕국으로 출사 나왔는데 오실래요?" 같이 사진 찍는 후배다.
가고 싶었지만, 우리가 외면한 인물들을 어둠으로 부터 건져올려 자기만의 독특한 언어로
역사를 써 내는 우리나라 유일의 작가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강의실에 도착하니 이미 30분이나 흘러 지각이다.
고형철 평론가가 안재성 작가에게 맹렬하게 공격(?)하고 있는 중이다.
열명 조금 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멀리서 온 작가가 너무 적은 인원에 실망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셋팅했다.
조용한 실내에 셧터소리가 더 크게 울렸다.
사진을 찍다 보면 좌담 내용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은 오고 가는 말들이 자꾸 내 귀에 들어왔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대담에 몰두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귀기울여 보았다.
작가들이 질문하기를 ~ ~~~~
안재성 작가는 무거운 역사를 복원하는 평전을 많이 쓰다 보니 내용이 무겁고, 어둡고, 지루하다는 말이 나왔다.
좀 더 재미있고 밝은 소설을 써 보실 의향은 없는지? 하고 묻자.
나는 "이상적인 사회와 이상적인 삶을 꿈꾼다" 밝고 사랑스런 로맨스 소설도 쓰고 싶지만, 가슴속 깊이 도사린 그
무엇이 항상 부채로 남아 있는 것인지 그게 잘 안된다는 것, 그리고 몇 년간 엄청난 슬럼프에 빠져 있다고 했다.
그것 또한 그가 풀어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한참의 듣고 있던 이시백 작가도 그 느린 저음의 목소리로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고민이고, 이
시대의 소설가들이 참고하고 반성해야 할 고민들이라며, 오늘 나눈 대화들이 진정한 의미의
시간이었으며 뼈저리게 많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작가들 사진은 늘 고뇌적이다.
최종천 시인은 안재성 작가에게 너무 리얼리즘에만 치우치지 말고 허구를 가미한 소설을 썼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어차피 소설도 시도 인생도 허구에서 시작한다고.
배정희 소설가는 소녀같은 단단어의 어투로 차분히 이야기 했다.
"작가의 작품을 다 이해하고, 존경하며 흔들리지 말고 그대로 밀고 나가는 작가이기를 응원"한다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숨소리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토론의 열기만큼은 뜨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사실 나는 안재성 작가의 소설을 미안하게도 읽어보지 못했다.
읽었다면 <이현상 평전>과 전태일 평전이라고 해도 좋을 청계피복노조의 빛나는 기억<청계, 내 청춘>을 읽었을
뿐이다. 그것으로 작가를 다 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삶이 있고, 세계가 있고, 꿈꾸는 문학이 있다.
딱 꼬집어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가 세상과의 소통에 있어서 좀 더 편안해지기를 바란다.
언제나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영상작가 정용택님이 오늘도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다.
다큐 영화 감독이기도 하다. 난 아직까지 그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언제 술이라도 진하게 마시는 날
말 한 번 걸어보기로 한다.
언제나 든든한 큰 형 같은 이미지의 박일환 시인과 백정희 작가와 장주희 시인도 그림자처럼 리얼을 지켜주는 사람들이다.
거의 끝나갈 무렵 고된 노동을 마치고 온 우리의 아름다운 임성용이 시인이 나타났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옷이 지저분하니 가까이 오지 말라며 손사레를 치지만 난 그가 좋다.
그의 천진함이 그의 코믹함이........
<뒷풀이>
홍명진 .......그녀의 소설은 내가 읽어 본 (여자가 쓴) 소설중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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