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게 소년이여 풀잎처럼 눕고 풀잎처럼 일어나라 천천히 걸어 아이가 걸었던 그 길 정동원길 은빛페달 바람의 길 숨막히게 아름다웠네 소년이여 바람처럼 눕고 바람처럼 일어나라 연두빛 페달 정동원길 가슴에 곱게 물들여 삶의 고비에서 흔들릴 때 부디 잊지마라 소년이여! 2020.9.11일 저녁에 쓰다 ㅡ경숙 .......... 어느날 문득 그 소년이 내 가슴에 콕~~~~하고 박혔다. 시가 좋아 2020.09.11
집으로..., 걸어서 집으로 비는 내리고 버스를 탈까 잠시 주춤 어려서 듣던 빗소리 아련하여 걷기로 했다 흥인지문을 지나는데 굵어진 빗줄기 사이로 엄마같은 눈빛을 지닌 사람들 스쳐가고 질주하는 차들의 사이드미러 이따금씩 빛은 반사되고 젖은 도로와 자동차 진득한 마찰음이 빚어내.. 시가 좋아 2020.02.12
옛 애인의 집 옛 애인 집 이원규 라일락 푸른 잎을 씹으며 귀향하듯 옛 애인의 집을 찾아가네 계단은 열한 계단 그 아래 쪼그려 앉은 할머니 여전히 졸면서 구천을 건너는 생불이네 라일락 푸른 잎 그 사랑의 쓴맛을 되새기며 대문은 파란 대문 엽서가 도착하기도 전에 도둑고양이처럼 지나가네 세상.. 시가 좋아 2019.07.06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 시가 좋아 2019.06.18
할 수만 있다면... 퉁퉁 부은 다리로 달릴수만 있다면 그대에게 가겠어요 그대만 괜찮다면 내 젊은 날 간절한 염원처럼 그대에게 가겠어요 능소화 꽃길을 기억하나요? 아무래도 좋아요 마치 내가 꽃이 된 듯 나의 기억은 거기에 머물러 있어요 할 수만 있다면 그대에게 가겠어요 시가 좋아 2017.06.24
숲 하나 있었으면 숲 하나 있었으면 곁에 가까운 숲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언제라도 그 숲에 들어 딱총새 울음 소리에 귀 기울이고 솔잎 지는 소리에 가슴 저민 사랑 하나 떠올리면 좋겠네 이른 새벽 숲으로 피어 오르는 물 안개에 머리를 감고 나뭇가지 사이로 번지는 햇살에 온 몸을 맡겼으면 좋겠네 고.. 시가 좋아 2017.06.15
단 한번의 사랑.....김용택 원정리 이 세상에 나만 아는 숲이 있습니다 꽃이 피고 눈 내리고 바람이 불어 차곡차곡 솔잎 쌓인 고요한 그 숲길에서 오래 이룬 단 하나 단 한번의 사랑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랑입니다. 김용택......<단 한번의 사랑> 시가 좋아 2015.11.22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 시가 좋아 2015.11.11
기차역에서... 기차역에서 막차로 오는 당신을 기다립니다 고단한 노동의 시간 기다림의 흔적으로 지웁니다 거친 광야에서 돌아오는 당신에 비하면 종일 서서 일하는 것쯤은 사치겠지요 역사에 바람이 붑니다 휘파람 소리 들리면 당신은 씩씩하게 옵니다 어쩌다 본 눈빛에서 두려움 없는 모습이 마음 .. 시가 좋아 201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