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아

집으로...,

질경이" 2020. 2. 12. 22:57

 

걸어서 집으로

비는 내리고

버스를 탈까 잠시 주춤

어려서 듣던 빗소리

아련하여 걷기로 했다

흥인지문을 지나는데

굵어진 빗줄기 사이로

엄마같은 눈빛을 지닌 사람들 스쳐가고

질주하는 차들의 사이드미러

이따금씩 빛은 반사되고

젖은 도로와 자동차

진득한 마찰음이 빚어내는 교태

마치 교향악 연주처럼 듣기 좋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발걸음에 채이는 습기를 밟고

걸어서 걸어서 간다

하정우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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