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애인 집
이원규
라일락 푸른 잎을 씹으며
귀향하듯
옛 애인의 집을 찾아가네
계단은 열한 계단
그 아래 쪼그려 앉은 할머니
여전히 졸면서
구천을 건너는 생불이네
라일락 푸른 잎
그 사랑의 쓴맛을 되새기며
대문은 파란 대문
엽서가 도착하기도 전에
도둑고양이처럼 지나가네
세상의 모든 집
옛애인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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