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군가를 사랑한다며...^*^ 빗 장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해 언제 열렸는지 시립기만 합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논둑길을 마구 달려보지만 내달아도 내달아도 속떨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곳곳에서 떠올라 비켜 주지 않는 당신 얼굴 때문에 어쩔줄 모르겠어요 무얼 잡은 손이 마구 떨리고 시방 당신 생각으.. 시가 좋아 2011.09.03
오래 오래 오래 오래 책장을 정리하며 이제는 버려야지 했던 시집들 한 쪽으로 치우다 보니 다시 아쉬움, 그리움. 한번이라도 마주쳤던 시인과 유명세 하나만으로 사들였던 시집을 가려내며 어떤 것은 책장에 꽂히고 어떤 것은 채소밭의 잡초처럼 뽑아 버렸다 나를 부여잡고 놓지않은 시집을 들춰보니 온통 아.. 시가 좋아 2011.09.01
시규에게 시규에게 출근길 외벽타는 사람들을 보았어 혹시 네가 아닐까. 정지된 화면처럼 멈추었지 흔들리는 밧줄의 삶이라 했어 아침 햇살이 지하철 통로를 기어나와 매달린 사람들의 머리에서 반짝였지 아름답구나 사람이 아름답구나 시가 좋아 2011.08.21
바람의 언덕.....침묵 <2011. 8. 2 > 임진각 침묵의 언덕 나를 몰고 온 건 바람이었나 강건너 내 동포 내 형제 침묵의 언덕에서 그대를 보라고 바람이 날 데려다 주었나 어떤 이념도 체제도 모르는데 난 알고 싶지 않은데 침묵의 언덕에서 그대를 보았네 날마다 달맞이 꽃은 피고 바람은 북에서 남으로 .. 시가 좋아 2011.08.02
우포늪에서....... 우포늪에서 칠흑이었어 어둠이 깊었지 억만년 태고의 침묵은 푸른 이마처럼 깨어났어 늪 같던 상념들 하나 둘 씩 빠져 나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는 물방울을 튕겨내는 바람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사랑하기로 했어 이만하면 잘 산거지 안 그래? 길 위에서 혹은 길 밖에서 나를 내려놓는 삶이었음 좋겠.. 시가 좋아 2011.05.21
겨울 숲 겨울 숲 구정 연휴였지. 청량리에서 버스를 탔어 무작정. 양수리 어디쯤 달리다가 정류장도 아닌 곳에서 공처럼 튕기듯 내렸지 꽁무니를 보이며 버스는 멀어지고 눈쌓인 숲이 좋았어 바람이 불어 잔설이 쓸쓸하게 날렸지 이정표를 보니 다산생가 2km 화살표의 궤적을 따라 눈길을 걸으며 휘파람을 불.. 시가 좋아 2011.05.12
엔젤하우스의 저녁 엔젤하우스의 저녁 엔젤에서 커피를 마셨다 창가에 어둠이 내리고 천사는 날개를 달고 비오는 거리를 활보한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창가에 입술을 대고 낮게 속삭인다 외롭니? 고개를 끄덕였지만 빗속으로 사라진다 너무 일찍 와버린 나는 늘 기다리다 지치는 일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시가 좋아 2011.03.05
1975년 1975년 학교가 있었다 공장 담벼락를 사이에 두고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를 사이에 두고 폐수가 흐르는 도랑 건너에 학교가 있었다 스무살, 어른으로 가는 사색의 나이 제 각각 다른 교복을 입어도 되는 열린 학교라고 장발 단발 퍼머머리, 자유로운 남녀공학이라고 국제적 명문학교라며 낄.. 시가 좋아 2011.01.19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시가 좋아 2010.12.10
아들에게....편지 <2010.12. 5 (일) 포천 부대에서> 편 지 ㅡ아들에게ㅡ 보내준 편지 잘 받았다 추석에는 할아버지 산소에 갔었다 말끔한 벌초 자리가 꼭 네 머리 같구나 계절이 이른 탓인지 산소 뒷편에 함초롬하던 구절초가 올해는 피지 않고 봉우리만 맺힌게 푸른 제복의 초년병 같구나 유격 훈.. 시가 좋아 201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