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아
우포늪에서
칠흑이었어
어둠이 깊었지
억만년 태고의 침묵은
푸른 이마처럼 깨어났어
늪 같던 상념들 하나 둘 씩
빠져 나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는
물방울을 튕겨내는 바람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사랑하기로 했어
이만하면 잘 산거지
안 그래?
길 위에서 혹은 길 밖에서
나를 내려놓는
삶이었음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