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 > 임진각
침묵의 언덕
나를 몰고 온 건 바람이었나
강건너 내 동포 내 형제
침묵의 언덕에서 그대를 보라고
바람이 날 데려다 주었나
어떤 이념도 체제도 모르는데
난 알고 싶지 않은데
침묵의 언덕에서 그대를 보았네
날마다 달맞이 꽃은 피고
바람은 북에서 남으로 불지만
그대 한숨소리
그대 피맺힌 절규
침묵으로 침묵으로만
견딜 수 없는 침묵으로만
손 내밀면 닿을 것 같은
기막히게 가까운 거리
그대 거기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서 있다면
그대를 안아줄 수 있는
그 날이 온다면
나는 다시는 침묵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