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붕어를 만나다.

질경이" 2011. 10. 7. 00:16

 

<2011.10.2~3> 전북 임실....옥정호

 

 

 

하늘에는 별

땅에는 구름바다.

 

 

 

 

 

 

 

 

 

 

 

 

 

 

 

 

 

 

 

 

 

 

 

 

 

 

 

 

 

 

 

 

 

 

 

 

 

 

 

 

 운해가 걷히고, 서서히 붕어가 유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탄성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황금비늘의 붕어.

 

 

 

 

 

 

 

 

 

 

 

 

 

시리게 쨍한 하늘

금이가기 시작했어요

어디선가 별무리 몰려와

머리 위에서 빛날 때

우리는 쪼그리고 앉아 라면을 끊였지요

스무살처럼 웃고,

스무살처럼 떠들었어요

어둠은 별을 불러오고

숲은 바람 속에 잠들 때

한 입 가득 소주를 털어넣고

떨어지는 물방울을 잡으러 산위로 올라 갔지요

발 아래 펼쳐진 구름바다가

융단을 깔고 유혹하는데

어찌 넘어가지 않겠어요

하마터면 몸을 던질 뻔 했단 말입니다.

 

순간,

구름이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더니

글쎄 붕어 한마리 낮게

꼬리를 흔들며 유영하지 않겠어요

어때요?

정말 근사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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