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3> 전북 임실....옥정호
하늘에는 별
땅에는 구름바다.
운해가 걷히고, 서서히 붕어가 유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탄성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황금비늘의 붕어.
시리게 쨍한 하늘
금이가기 시작했어요
어디선가 별무리 몰려와
머리 위에서 빛날 때
우리는 쪼그리고 앉아 라면을 끊였지요
스무살처럼 웃고,
스무살처럼 떠들었어요
어둠은 별을 불러오고
숲은 바람 속에 잠들 때
한 입 가득 소주를 털어넣고
떨어지는 물방울을 잡으러 산위로 올라 갔지요
발 아래 펼쳐진 구름바다가
융단을 깔고 유혹하는데
어찌 넘어가지 않겠어요
하마터면 몸을 던질 뻔 했단 말입니다.
순간,
구름이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더니
글쎄 붕어 한마리 낮게
꼬리를 흔들며 유영하지 않겠어요
어때요?
정말 근사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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