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5.26> 순천
내가 좋아하는.
속눈썹이 길고, 조금도 거짓말을 할 것 같지 않는 반듯한 청년의 이미지.
송승헌이 주연으로 나왔던 <에덴의 동쪽>촬영지.
나는 여기서 내 어린 가난과 만난다.
서럽고 애틋했던 시간들~~~ 하늘과 가까운 동네.
사람들은 여기를 달동네라 불렀다. 아주 낭만적인 이름
달 . 동 . 네.
버스 정류장이 있고,
하루에 한 번 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어린 누이가
휴가 나오는 오빠를 아침부터 기다리는 곳.
스레이트 지붕과 묘한 대조를 이루는 금빛물결,
금빛을 닮은 꽃 <금계국>이 가난한 마을과 언덕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형제를 갈라 놓았던 배고픈 언덕위로 꽃은 흐드러지고..........
가난은 그렇게 세월 저편으로 지고,
그 때보다 잘 먹고 잘 입는 것은 사실이나
마음은 왜? 그렇게 헛헛한 것이냐?
부가 결코 행복이 아니듯
인생에 정답은 없다.
다만 세상에 대한 너그러움으로 남은 생을 보듬으면 그만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지금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고 답한다.
행복은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오직,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등용문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가족을 위해 맏이가 희생하던 그 때.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저 아이들처럼 산동네를 배경으로
뻥튀기 소리에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고소한 강냉이 한 줌 움켜진 가난한 내 어린 시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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