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미이클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1)ㅡㅡㅡ이명희

질경이" 2009. 12. 2. 10:54

러브레터 (1)

 영화 <this is it>

 

그가 죽고 나서야 난 그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좀 슬펐다.
갑자기 죽어버리지 않았으면 난 죽을 때까지 그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뒤늦게 그것도 그가 죽은 지 세 달도 더 지나서야 영상으로 그를 처음 보았다.
팝의 황제, 그는 노래도 잘 했을 뿐만 아니라 춤도 잘 추는 가수였다.
이런저런 소문에 휩싸여 살아야 했던, 다른 연예인들처럼 다르지 않은 그런 예능인이었다.

어릴 때 일요일 아침에 티브이를 틀면 그룹 ‘잭슨파이브’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여줬었다.
그때 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의 고운 목소리를 얼마나 부러워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도 자라고 나도 자라면서 그는 점점 더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었고,
그의 공연은 아마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냥 가수였고 난 평범한, 이 지구 속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죽으니 그의 영화가 대신 나를 찾아와 주었다.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의 공연 준비를 담아둔 영상이니 픽션이 아닌 그의 모습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This is it.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그래 바로 이것이야!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노래 한 곡 부르고 조명이 꺼지고 사람들의 박수소릴 상상하면서 미소 짓던 모습.
커다란 손으로 박자를 맞춰가며 춤을 추는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여전히 맑은 고음을 올리고 있었고 춤과 함께 리듬에 맞춰 흔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의 공연에 참여하려고 오디션을 보러 여기저기에서 날아온 춤추는 사람들도,
리허설 하는 도중에도 관객이 되어 마이클에게 환호를 보냈다.
그러면 그는 수줍게 사람들에게 부드러운 거절의 뜻을 보여주는 모습,
리허설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을 지적할 때도 그는 부드럽고 정중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지만 그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감동적인 사람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열정이 그의 노래와 춤, 그의 몸 안에 가득하게 살아있었다.
그는 여전히 그의 춤을 추고 있었고, 그의 춤은 다른 이들의 춤과는 달라보였다.
춤이야 그보다 더 젊은 춤꾼들이 훨씬 잘 추고 있었으나 그 처럼 음악과 하나가 되지않았다.
화면 속의 그를 따라서 몸을 흔들어 리듬에 맞추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정말 수줍어 보였으나 그의 열정은 너무나 멋지고 당당해보였다.
섬세한 그의 목소리처럼 그의 감성은 정말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잎보다도 민감해 보였다.
그의 몸짓, 음악에 맞춰 걸어 다니는 모습, 춤추며 반응하는 몸짓 하나하나가 그랬다.
똑바로 바라보기 힘들었던 얼굴조차도 아름답게 빛나게 하는 그의 섬세함은 경이로웠다.
세상을 살아가는 현실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 위해서 환희에 가득한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했던가.
일 초에 축구장 하나씩 사라지는 아마존의 밀림을, 아픈 현실을 말하며 지구를 살려야 한다고,
누군가가 아니라, 그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한다고,
우리가 지구를 살려 내야 한다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리허설 영화 속 그의 마지막 모습으로 처음 만났던 그는 내게 커다란 감동이었다.
다시는 잊혀지지 않고 가슴 속에 오래오래 기억되는 가수 마이클이 되었다.


1995년


지난 토요일에도 아침부터 극장으로 달려가 그를 만났을 때 그 자리가 슬퍼었나보다.
정녕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다.
그의 팬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지금부터라도 그를 가끔씩 기억하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
지난 수요일에도 그를 만나러 다시 극장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그의 무대는 세상에 더없이 멋진 곳이었고 위안이 되는 곳이었다.
가슴은 여전히 처음처럼 뛰었고 나도 그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있었다.
첫 날처럼 울지는 않았지만 그는 스크린 속에의 모습으로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무대에서의 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리허설 속의 모습으로 충분히 만족했다.
오히려 실제공연의 영화가 아니고 리허설이어서 그의 모습을 더 볼 수 있었지 않을까.

마이클,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평안을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사람들 마음속에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이 영원히 남아 있을 걸을 압니다.
이제는 가끔 노래로 당신을 추억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생겨서 이 가을이 아름답습니다.

This is it!
당신처럼 그래 바로 이것이야!라며 충만함을 느끼며 이 세상을 살아가도록 해야겠지요.
다음 세상에 또 어디선가 마주칠지 모르지만 그때도 아름다운 사람이겠지요.
안녕, 마이클! 안녕, 당신의 노래는 영원히!



Michael Joeph Jackson 1958년 8월 29일 ~ 2009년 6월 25일 신체 키180cm 데뷔 1971년 1집 앨범 'Got to BeThere'
가족 누나 라토야 잭슨 형 저메인 잭슨 동생 자넷 잭슨 경력 1963년 그룹 '잭슨 파이브' 멤버 수상 2006년 제18회 월드
뮤직어워드 다이아몬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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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너무 넘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나봅니다.
남들이 보면 웃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뭐, 그게 상관있습니까.
내 마음을 내가 풀어볼 수 있으면 좋은 일 아닌가 생각합니다.
형의 공연을 보는 날 마이클의 공연을 함께 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 마이클을 보면서 형 생각도 했었을 테지요.
그다지 잘 돌이키지는 못했으나 지난 이틀을 추억해보는 아침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은 마이클의 노래로 업하고 출근 준비합니다.
꿈같은 무대, 영화 같은 무대 위의 그를 다시 생각합니다.
노래하는 형의 모습을 다시 돌이켜 봅니다.
참 좋은 아침입니다.


2009. 11. 13. 목. 06:30 이명희.


 

                                               한계령 금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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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언니랑  This is it, 을 보고 말았네요.
보고 왔더니 자꾸만 마음이 아파서 죽겠어요.
같이 보기를 잘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내심 언니도 영화보는 내내 감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마이클과 가을을 보내고,
이제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저의 사랑을 키워봐야겠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