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여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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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이별이 먼저 찾아 오다.
요즘 한달에 한번씩 영화 시사회를 본다.
<해운대>와 <블랙>을 보았고,.
오늘은 (2009.10.26) <여행자>를 보았다.
명희와 나 인숙 그리고 선배님 네명이서 서울아트(허리우드)에서 보았다.
이창동 감독이 제작하고 프랑스 감독 우니 르콩드 감독의 작품이다.
우니 르콩드 감독은 한국 사람이다. 아홉살때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프랑스로 입양된 감독의 자전적 영화다.
영화의 시작은 아버지의 자전거 꽁무니에 매달려 골목길을 빠져 나가는 장면으로 부터 시작한다.
옷을 새로 사고 구두를 새로 신고 아버지와의 여행을 생각하며 설레임으로 길을 나서지만
아버지의 대사는 거의 없다.
그것이 마직막 이별을 고하는 예고임을 알고 있는 나는 조바심이 났다.
저녁을 먹으며 아버지는 소주를 마신다.
아이는 자기도 한잔 달라며 꼴깍 소리를 내며 마시고 노래 한곡을 부른다.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꺼야>를 표정없이 부른다.
하필 내 십팔번이다.
갑자기 소주가 마시고 싶었고, 노래도 부르고 싶었다.
아이는 고아원에 맡겨지고, 계속해서 겉도는 아이는 운명같은 언니(박도연)를 만난다.
화투로 점을 치고, 나름대로 밝게 자라는 아이들....
차츰 안정을 찾아 가고 언니랑 같이 입양을 같이 가기로 약속하지만 그 언니는 혼자 떠난다.
아이는 다시 절망에 빠진다.
아버지가 데리러 오지 않는 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받아 들이기까지 아이는 분노하고 슬퍼하고 좌절한다.
죽어가는 새를 살리려고 애쓰다 죽은 새를 묻어주고,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는 다는 사실에 분노한 아이는
죽은 새를 묻었던 자리로 뛰어가 새를 끄집어 동댕이 치고 대신 자기를 묻는다.
그 순간은 천사가 악마로 변한 듯한 김새롬의 연기는 대단하다.
제작자들은 어디서 이런 매력적인 아이를 발견했을까.
그 아이의 눈빛, 입술 표정 하나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동공을 확장시켜며 보았다.
오랜만에 예술영화를 보았다. 잘 만든 영화다.
장애인 연기를 한 고아성의 짝사랑 연기도 애틋하다.
그것도 내 얘기 같다.
나도 짝사랑을 참 많이도 했었다.
많이 울었다.
아버지 역할을 맡았던 설경구의 짧지만 절제된 연기도 최고였다.
크래딧이 오르고 사람들이 끝까지 앉아 있자.
인숙이가 투덜거렸다.
"왜들 안 일어나는거야" ㅎㅎㅎ
재미 없었나 보다.
명희는 최고였다고 나와 이구동성으로 말했고,
선배님은 보통이라고 했다.
한 동안은 이 아이가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바다를 가도, 산에 가도 한동안 같이갈 것이다.
그것이 나의 집착적 내 방식이다.
그렇게 거쳐간 주인공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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