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꽃자리

화야산에서 찾아낸 보물들...

질경이" 2010. 4. 26. 23:46

<2010. 4.25 화야산>

 

 

화야산은 내게 운명같은 산이다.

2004. 4월 초

카메라도 없이 사진 찍는 시인들을 따라 나선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꽃에 정신을 팔고 있었고

나는 지루하기도 하여 천천히 길을 따라 숲으로 갔다.

 

막 숲을 돌아 고개를 돌리는데

무슨 보라색이 밭을 이루고 (花田)

환한 불을 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갑작스런 꽃의 반란에 정신을 빼앗겼다.

이름도 모르고 처음 본 꽃에 정신이 팔려 일행과 떨어져 길을 잃고

4시간 만에 사람들을 만났던 화야산.

 

다시 화야산에 들다.

그러나 그때의 얼레지는 다 지고 몇 송이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 세상처럼

                     외로운 일은 없을 겁니다.

                     무덤까지도 가지고 가고 싶은

                     슬픈 비밀 한 가지도 없는 사람이

                     어찌 꽃을 보고 울 수 있겠어요.

 

                                    ㅡ박남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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