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21~ 22> 섬진강 임실, 진뫼
오월이 가기 전에 섬진강에 다녀오자 마음 먹었다.
그리운 섬진강,
생각만 해도 눈물나는 곳,
그리운 어머니를 만나고 오자.
이른 아침에 떠나 늦은 저녁에 돌아 오리라 마음 먹은 섬진강행.
그러나 머피의 법칙은 변함없이 곁에 와 주었고,
9시에 떠난 버스는 12시가 넘어도 서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거북이가 되어 느리게 기어간다.
도로는 주차장이고, 일행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황금연휴를 맞아 사람이 북적이는 강남터미널.
미리 표도 예매하지 않고 전주행 버스를 기다린다.
운암호도 지나고,,,조금만 비켜가면 김용택 시인이 근무하던 그림같은 마암분교가 보인다.
전주에 도착하니 5시,
늦은 점심을 감자탕에 소주한병 마시고, 다시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길에서 많은 시간을 뺏앗긴 터라 택시를 알아 보니 5만원 달라고 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다시 50분을 달렸다.
또 택시를 타고.....멀리 느티나무가 보인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 느티나무를 보자 마음이 울컥했다.
10년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어머니는 밖에 나와 계셨다. 지치신 듯 한 참을 물끄러미 바라만 봤다.
다가가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안자 그제서야 안도의 눈빛이 촉촉해진다.
하루종일 밖을 서성였다고 했다.
용만이형 한테도 여러 번 전화가 왔다.
우리는 서둘러 짐을 풀고 강가로 갔다. 어두워지기 전에 강을 카메라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섬 진 강
김 용 택
가문 섬진강을 따라 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이지 않고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환하게
꽃등도 달아 준다
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
영산가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
뼈 으스러지게 얼싸안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 가며 보라
섬진강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
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으냐고 물어보면
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
고갯짓을 바라보며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시인의 집
마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인의 서재 앞에서......우리가 하룻밤 묵었던 방
인숙이와.
명희는 아예 누워버리고....행복해 했다.
강물을 바라보는 명희.
명희를 흉내내고.
인숙이도.
이 서재에서 나는 10년전에 내가 보낸 편지 4통을 찾아 냈다.^^
그 감동이란.........
시인과 아내.....행복한 해사한 웃음.
강가의 지칭개
어두워진 강가를 거니는데.........한 편의 시가 강물 소리를 들으며 서 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토끼풀
마을에 어둠이 내렸다.^*^
아침이 오자 비가 촉촉히 내렸다.
섬진강 강물소리 들으며 잠드는 일이란,
마루에서도 강이 보이고, 누워서도 강이 보이는 아름다운 섬진강에서 우린 행복했다.
마당에 피어 있는 천남성
어머니는 우리에게 귀한 아침밥을 해주셨다.
아! 맛있다.
하루에 두 번 들어오는 버스를 탔다.
텅 비어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노인들은 운전수랑 참 다정하다.
봇따리도 받아 주고, 버스비도 나중에 받고, 집안 안부도 주고 받고.
다시 서울로 돌아 오는 길...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