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창경궁으로 들어선다.
할아버지 두 분이 부르더니 빨간 찔레꽃 열매를 주신다.
예전에는 툭 하면 오던 이 길,
얼마나 오래 되었나 생각해보니 3년만인 것 같다.
물푸레나무 아래를 지나 때죽나무 아래에서 먼 기억들을 더듬었다.
기억의 숲은 푸르렀지만, 겨울숲은 쓸쓸하고 고즈넉하다.
종묘에서 창경궁으로 넘어가는 다리다.
창경궁
중심이라고 믿었던 게 어느날
문 태 준
못자리 무논에 산그림자를 데리고 들어가는 물처럼
한 사람이 그리운 날 있으니
게눈처럼, 봄나무에 새순이 올라오는 것 같은 오후
자목련을 넋 놓고 바라본다
우리가 믿엇던 중심은 사실 중심이 아니었을지도
저 수많은 작고 여린 순들이 봄나무에게 중심이듯
환약처럼 뭉친 것만이 중심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그리움이 누구 하나를 그리워하는 그리움이 아닌지 모른다
물빛처럼 평등한 옛날 얼굴들이
꽃나무를 보는 오후에
나를 눈물나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믐밤 흙길을 혼자 걸어갈 때 어둠의 중심은 모두 평등하듯
어느 하나의 물이 산그림자를 무논으로 끌고 들어갈 수 없듯이
궁 뜰에 있는 소나무 숲이다.
까치도 한마리 노닐고
초여름 붉은 앵두가 다닥다닥 열렸던 앵두나무
백송
한참을 걸었더니 등에서 땀이 났다.
춘당지를 지나 온실로 왔다.
유매
동백
춘당지
춘당지의 잉어
춘당지의 원앙새<3백마리 정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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