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철교
강변역 끝에서 남쪽으로
철길을 건널 수 있다는 말이 거짓말처럼 들렸다
놀랍게도 길은 강을 가로지르며 나 있었고
사람들이 하나 둘 씩 건너기 시작했다
그리움 하나,
간직하지 못한 채
철렁거림의 긴 여운을 듣는다
저만치 가려던 여름은
마지막 열기를 강물에 쏟아붓고 투신중이다
기차가 달려와 빠지고
자전거를 탄 사람이 거꾸로 빠지더니
걸어가던 사람들이 곤두박질 한다
해질무렵
개를 끌고 나온 노인과
무료하게 두 팔을 내젓는 여자들
철교아래
기차가 지나간 자리
강물은
살아있는 것들을 남김없이 삼키고 있다
긴 여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