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는 사람들 오지 않은 역사에
벌써 한시간 째,
몇 편의 시가 걸려있는 낡은 간이역
서울 중심에 이렇게 작은 역이
있다니
임진강을 지나 도라산역이 종점인 표지판을 보다가
창밖으로 보이는 신축공사장
포크레인이 몇번의 흙을 퍼 담아도
사람들은 오지 않고
자꾸만 눈을 끌어 당기며 가슴뛰게 하는 저 詩語들
느린 걸음으로 다가가
신경림의 갈대와 고재종의 파안을 읽다가
다시 눈에
거슬리는 신축 공사장
커다란 신축 역사가 생기면 이 작은 역은 사라진다는 얘기지.
톱밥 난로는 아니더라도 석유난로 활활
타오르는
불가에 앉아 쓰잘데기 없는 생각에 빠진다.
한시간에 한번씩 떠나는 기차를 보면서
문득 타고 싶어진다.
그냥 저냥 도라산역에나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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