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시인
내가 복권이라도 당첨되면
농담처럼 사주마 했던
모후산 중턱 버려진 폐가
생강나무 노란빛이 햇살에 부서지던 그 집을
갖고 싶다던 가난한 꽃시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광주에서 여수로 떠난지 한 달
몇 달째 공치다 일한 지 한 달만에
지리산에 올랐다는 시인이
원추리 꽃 지고 함박꽃도 다 졌다며
전화기 너머 목소리가 쓸쓸하다
철근쟁이로 떠도는 삶도
이제 제법 굵어진 모후산 굴참나무 뿌리처럼 박혀
그 폐가에서 뿌리 내렸으면
그 순한 눈 망울 한번만이라도
편하게 잠들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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