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에 대하여
아침, 첫 손님을 기다리며
오전 햇살이 비추는 창밖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무심히 바라본다
이리저리 뒹구는 플라타너스 잎이
바람에 몰려 가고 몰려 오다가
딱, 하고 멈추더니
결국 문 입구로만 쌓여간다
문 앞으로만 수북하게 모여드는 까닭은
분명, 저것들도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거다
그래서
사람이 사는 문 쪽으로만
자꾸 모여드는 것이다
빈 들
기우는 햇살이
저녁이라고 말해준다
또 어디쯤엔가
가난한 사랑이 울고 있을 것이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해바라기는 고개숙인 채 썩어가고 있다
아버지,
참새떼마냥 땅만 쪼으며
허리를 편적 없건만
세상의 고운 노래 부른적 없건만
봄은,
가난한 봄은 오지 않고
피로 물든 노을만 들 끝으로 진다
'시가 좋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십대 (0) | 2008.05.12 |
---|---|
그리움..... (0) | 2008.03.26 |
오래된 것이 편하다 (0) | 2007.12.26 |
별을 만드는 청거북이 (0) | 2007.11.14 |
사람으로 부터 멀어지기 (0) | 2007.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