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아

보이지 않는 사랑

질경이" 2009. 3. 25. 22:03

  

 

         보이지 않는 사랑

 

 

눈에 보이는 것만 사랑이라 믿었던 때가 있었다

고즈넉한 가을, 저무는 바닷가에서

하루종일 대지를 달구던 태양도

사랑에 겨워 제 보습 감추는 것도

다 사랑임을 알았을 때

드러나는 것 만이 사랑이 아니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아 버렸다

 

봄 내 제살깎아

초록향기 피워 올렸던 나무도

가을이면 수액을 거두고

생명선을 정지시켜

겨울을 준비하는 것도

세상이치의 사랑임을

 

이렇듯 자연의 사랑도

오체투지로 우리 앞에 서는데

하물며 사람의 사랑이야

그 보다 거룩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보이지 않는 사랑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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