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가는 길
부여로 갑니다
그대를 동행하지 않았다 하여
서운해 하지 마세요
뙤약볕 발자국마다 눈물이 고여요
계백장군 동상을 지나
궁남지로 가는 길
갑자기 부는 바람에
연꽃이 와르르 집니다
아버지가 동네이장 빚에 도망치듯
새벽 기차를 타지만 않았어도
아직도 오래된 감나무가 있고
신작로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마당에서
들길 끝으로 소나기를 몰고 오는 광경에
몸살을 앓으며 서울간 친구를
그리워했을 것입니다
저녁이면 마을로 부터 풍겨오는 밥짓는 냄새
밤이면 옥수수 우우 부대끼는 소리
소나무 가지 툭툭 부러지는 소리
누군가가 그리운 날에는
송정리 가는 미루나무 길
낡은 자전거 페달 밟으며 달렸을테지요
'시가 좋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에게....편지 (0) | 2010.12.05 |
---|---|
삼각산의 아침 (0) | 2010.10.24 |
Chris Spheersㅡ Andalu (0) | 2010.08.10 |
<시> 변산바람꽃 (0) | 2010.03.06 |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ㅡㅡㅡㅡ송경동 (0) | 2010.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