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개미마을 이야기

질경이" 2014. 2. 2. 13:44

 

 

<2014.1.26> 홍제동 개미마을

 

 

 

 

 

낯설지 않은 곳

 

마주하면 마치 고향에 든 것처럼

편안한 곳

 

아련한 아날로그적 향수에 젖어

종일 눈시울

 따끔거리게 하는 곳

 

 

 

 

 

아랫 마을과 윗 마을 재너머 중간쯤에 교회당이 있었다.

바람부는 날 오빠 손잡고

예배당 가던 친구들 

 

 

 

 

 

 

 

 

 

 

온기 사라진 마른 국화잎

어느 봄날 보란듯이 싹을 밀고 올라올 것이라는

희망 하나

 

 

 

 

 

 

낡은 담벼락에

술래잡기하던 아이들 사라지고

길잃은 고양이 웅크린 오후

햇살 비켜가는 골목어귀로

반짝반짝 찾아드는 저녁별 

 

 

 

 

 

 

 

 

 

 

 

가난한 이웃에게 햇볕은 얼마나 소중하던가.

 

 

 

 

 

 

 

 

 

 

여기는 서대문구 홍제동

 

 

 

 

 

 

 

 

가파른 언덕길을 숨가쁘게 오르는 마을버스

카메라를 메고 내리기가

미안해지는 것은

 

팔자 좋은 베짱이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미안함

이름도 개미마을인 이곳에서

우리는 띵가띵가 베짱이인 셈이다.

 

제발 보여지는 것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이 마을에서도 자본의 상징인.....

우뚝 솟은 아파트가 보인다.

 

 

 

 

 

 

누군가의 손길을 거쳐 정성스럽게 그린 벽화들

개미마을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었을까.

 

 

 

 

 

 

 

가난은 가난을 낳고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오후의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개미마을

하늘과 가까운 만큼 부디 하느님의 보살핌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오롯한 햇살 아래 기념사진 한 장!

 

 

 

 

 

 

낡은 우체통에

체납고지서 말고 희망 가득한 소식만 전해지기.

 

 

 

 

 

 

 

 

해바라기 무당벌레도 부지런히 오르내리는 비탈길.

 

 

 

 

 

 

 

 

 

 

 

 

철재 대문 밖 내다버린 연탄재

연탄재에 희망을 부는 꽃의  나팔소리 

 

 

 

 

 

 

 

 

 

 

 

 

 

어린왕자가 지구별에서 돌고래와

 버스를 기다려요.

 

 

 

 

 

 

 

 

 

 

 

 

영차영차 오르자 엄마가 기다리는 언덕위의 집으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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