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편지

질경이" 2008. 10. 12. 21:59

 

           재윤에게

 

장독대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아파트 마당, 산딸나무에서 매미소리 요란한 날이다.

한 여름의 중심에서 무척이나 힘들고 외롭겠지만 굿꿋하게 버티며,

시간을 네 것으로 만들기 바란다.

책을 보내려고 아무리 뒤져봐도 네가 볼만한 책은 눈에 띄지 않는구나

<배려>를 재밌게 읽었던 터라 보내려고 했는데 어디에 뒀는지 보이지 않고,

<상실의 시대>나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내려다 너랑 맞지 않을 것 같아서

현실감은 없지만,이외수의 <황금비늘>을 보낸다. 마니아 10만명을

이끌고 다닌다는 이외수. 엄마도 그의 작품은 빼놓지 않고 읽었단다.

엄마가 1989년도에 읽은 것인데 이외수 특유의 몽환적 문체와 기이한

이야기가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인생의 깊이도 느껴진단다. 즐겁게 읽고

병영생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힘들어도 네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첫번째 일요일 면회갈 예정이다.

가도 되는지 전화해라.

 

그럼 안녕.    

 

         2008. 7.28  엄마가ㅡ

 

* 연고는 얼굴만 빼고 바르고, 잘 듣는 걸로 보냈다.^^*

 

 

 

        

       

          <부여 궁남지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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