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에는 제주 올레길을 걸으려고
봄부터 제주행 티켓을 예매 했었다.
그러나 세상은 늘 예기치 않는 일들이 일어나는 법.
그것 또한 살아가는 묘미가 되기도 하고
헛헛한 세상을 더 우울하게 하기도 하고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늘 변수는 작용하는 법!
어찌어찌 동무들과 모사를 꾸미다 보니
다섯명이 딱 모여서 철원 어느 계곡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남편한테는 문학회에서 문학답사 간다고 함).
성용이 시규 명희 나 그리고 시우~~~^^
막상 모이고 보니 시우는 못오고
공교롭게도 여자 둘 남자 둘 딱 맞아 떨어졌다.
짝이 안맞으면 절대 안간다고 버티던 성용이 말대로 된 것이다.ㅋㅋㅋ
그중에서 제일 나이 많고 제일 고지식한 나는
성용이 아들을 데리고 가자고 꼬드겼다. (초등학교2)
2대2는 왠지 무섭다(?)ㅋㅋㅋ
하여,
아무도 없는 계곡에
별과 술과 노래와 시가 밤새 숲에 메아리쳤다.
아 얼마만의 야영인가.
텅빈 계곡에 텐트 두개가 덩그렇다.
우린 만날 때마다 이야기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짧게나마 기록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지므로.....
돌단풍
야영을 하다
시 쓰는 성용이 명희, 소설 쓰는 시규
시골 동무같은 사람들과
폐광같은 계곡에서 야영을 했다
팔부능선 오리나무 숲
폭염을 피해 온 사람들
저녁이 되자 하나 둘씩 빠져 나가고
낮은 포복으로 오던 어둠은
주춤거리며 별을 불러온다
한 개 두 개 별이 박힌다
허연배를 드러낸 마른 계곡
불면의 밤은 발아래 까지 왔다
잠든 다는 것은 다시 깨어난다는 일
텐트안에 누워 퀴퀴한 흙냄새를 맡는다
숲에서 고향집 두엄 냄새가 난다
언젠가 누웠던 설악
마등령 오세암 공룡능선에 불던 바람 앞에
상처를 뿌리채 박던 때 처럼
칡흑같은 어둠이
계곡 깊이 박힌다
복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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