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기차를 타고 샤갈의 마을에 가고 싶다.
12월의 끝자락에서 한줌 햇살이 멈춘 것처럼
모든게 정지되었으면 한다.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의 쥰세이와 아오이처럼
피렌체 두오모에 가고 싶다.
사람을 만나고 운명이란 것과 필연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하루를 소모했다.
그 후로 부는 바람이 달라지고
하늘의 빛깔이 새삼 푸르지만은 않다는 걸 알았을 때
더는 나아가지도 돌아설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는 돌아서야 한다는 것을 안다.
종묘 안에 있는 정전(안)
(밖)
종묘공원.
느린 화면 속으로 걸어 들어가 노숙자의 모습을 뷰파인더에 담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그들의 눈빛을 보며 뜨겁게 뒤척이던 광화문 네거리가 왜 생각 났을까.
4년전 아르헨티나 먼 이국땅 열악한 노동의 현장으로 떠난 네가 왜 떠올랐을까.
보고싶다.
종묘입구
공원에 모인 노인들 가까이 가려 했으나 가지 못했다. 삼분의 일이 노숙자다.
사람의 뒷 모습에서 읽혀지는 쓸쓸함이나 애잔함이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저리게 아파올 때가 있다.
사람에 대한 연민, 애민
나이들면 마음이 약해져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없으며,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세상에 사랑하지 않을 일 없을 것 같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오래된 회화나무
회화나무 열매
걸어서 다시 창경궁으로 넘어갔다.
종묘에서 창경궁으로, 다시 종묘로 건너와
남대문으로 걸었다. 다리는 아프지 않았으나 발가락이 아프다.
숭례문은 아직도 공사중이고
커다란 물류창고 같은 모양으로 서 있다.
공사중인 숭례문(안타까운 현장)
남대문 시장 모습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자 "어디서 나오셨어요?" 하며 색소폰 연주까지 해주었다.(시청앞 지하철)
30분정도 지켜 봤으나 2명 만이 불우이웃돕기를 했을 뿐이다. 빈 종소리만 가슴을 울리고~~
시청앞 커다란 트리(자본의 상징)처럼 크다.
다음에는 창경궁 사진 올릴 예정이다. <사진 200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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