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을 하다
시 쓰는 성용이 명희, 소설 쓰는 시규
시골 동무같은 사람들과
폐광같은 계곡에서 야영을 했다
팔부능선 오리나무 숲
폭염을 피해 온 사람들
저녁이 되자 하나 둘씩 빠져 나가고
낮은 포복으로 오던 어둠은
주춤거리며 별을 불러온다
한 개 두 개 별이 박힌다
허연배를 드러낸 마른 계곡
불면의 밤은 발아래 까지 왔다
잠든 다는 것은 다시 깨어난다는 일
텐트안에 누워 퀴퀴한 흙냄새를 맡는다
숲에서 고향집 두엄 냄새가 난다
언젠가 누웠던 설악
마등령 오세암 공룡능선에 불던 바람 앞에
상처를 뿌리채 박던 때 처럼
칡흑같은 어둠이
계곡 깊이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