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헨리 데이빗 소로우
1817년7월12일,메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저서:월든, 시민의 불복종
시 한 줄을 장식하기 위하여
꿈을 꾼 것이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
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 드높은 곳에 떠 있다.
ㅡ소로우ㅡ
홀로 길을 걷 듯 천천히 걷는다.
책 속을 걸어가는 이 시간, 혼자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그는 내가 꿈꾸는 삶을 살다 갔다.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를 꿈꾸었고, 세속에 대한 회의로 문명을 등지고 욕심없는 삶을 살았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그가,
누구나 선망하는 보장된 탄탄 대로를 버리고 왜?
목수일 같은 육체적 노동에 더 관심을 가졌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사람의 성향은 여러 갈래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성향에 대해서는 누구도 뭐라고 애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구는 화려한 도시의 편안한 삶을 추구하고,
온갖 권력과 부를 추구하며 살기를 원한다.(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누구는 작은 것에 감사하며 욕심없는 삶에 만족하고,
누구는 자연속에서 자유로우며 구속되지 않는 조금은 방치된 생활를 꿈꾼다.
<월든>은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며 내게는 딱 들어 맞는
아주 절묘한 해답을 제시한다.
"물론 오래오래 살아서 차비라도 벌어놓은 사람은 언젠가는 기차를 타게 되겠지만
그때는 활동력과 여행 의욕을 잃고 난 다음일 것이다. 이처럼 쓸모없는 노년기에 미심쩍은 자유를
누리기 위하여 인생의 황금시절을 돈 버는 일로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ㅡ본문중에서ㅡ
그렇다. 그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인생의 황금기를 돈버는 일에만 올인하고,
인간에 대한 철학이나 문화적 관심사나 또는 여행이나 낭만적 사색도 없이 지내다가 노년기에
그 돈으로 무엇을 한단 말인가.
생각만 해도 불행한 삶이다.
도시를 떠나 월든 호수가에 통나무 집을 짓고, 물고기를 잡으며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다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19세기를 살았던 사람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겠지만 그의 욕심없는 깊은 성찰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잘 사는 것이다. 라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소로우처럼 산다면 아마도 정신적으로 행복은 했으리라. 그가 부인이나 자녀가 없었다는 것도
다행일 것이다. 가족이 있었다면 그의 가족은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의문도 인다.
같은 정신적 소유자였다면 몰라도 반대의 여자를 만났다면 불행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으며 시골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참 낭만적이었다.
감꽃을 주워 목걸리를 만들어 주셨고, 진달래나 찔레꽃을 언제나 한 아름 꺽어 내게 주기도 했다.
이른 아침 낡은 자전거에 삽을 실고 먼 들길을 걸어 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수채화처럼 아름다웠다.
어린 가슴을 뛰게 했던 그 풍경들은 아직도 내 마음을 흔든다.
아버지란 저렇듯 다 멋진 것이구나. 생각하며 자랐다.
자식에게 별로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던 아버지는 언제나 자유롭게 산과 들에서 뛰어놀게 했다.
나는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농사일을 돕기를 좋아 했는데 한번은 먼 산너머까지 나무하러
갔다가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파 울며 떼를 쓴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낫으로 물오른 소나무 가지를 잘라 껍질를 벗기고 내 입에 물려 주셨다.
그 떨떠름하고 달작지근한 맛이 주는 묘한 행복감과 위안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처럼 자연은 어린 내게 많은 것을 베풀었으며 온화한 인성을 주었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알게 해줬다.
모내기철에는 막걸리 담당은 내 몫이었다.
난 모내기를 하고 싶은데 막걸리를 받아 오라는 것이었다.
한 번은 바지를 걷어 붙이고 논물로 들어가 모를 심었는데
아버지가 보시고는 제법이라며 그 때부터 모내기를 할 수 있었다.
작은 다리에 거머리가 붙으면 한 움큼 흙으로 문질러 떼어내곤 했다.
나는 부엌에서 여자들이 하는 일보다 남자들이 주로 하는 농사를 좋아했다.
밭매기, 고추따기, 나무하기, 모심기......
그때는 그랬다.
초등하교만 졸업하면 아버지 밑에서 농사를 짓다가 나이들면 이웃동네 총각과 결혼해
아이낳고 고향에서 뼈를 묻는....아버지와 같은 삶을 사는 줄 알았었다.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면 황무지를 보 듯 황량하기 그지 없다.
그것이 생각해 보면 자연과 멀어진 팍팍한 삶 때문일 것이다.
불안한 미래, 사라진 꿈,
사진을 찍 듯 찰깍찰깍 희망을 찍어 낼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 재미 없겠지.
월든을 닮은 호수....용비지
촬영: 2013. 5.19
내가 아는 사람중에 소로우와 비슷한 삶은 사는 사람이 있다면,
시인 박남준이 그에 가깝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빗 소로우 (0) | 2015.04.07 |
---|---|
해변의 카프카....무라까미 하루키 (0) | 2014.10.31 |
인생......위화(余華) (0) | 2013.02.26 |
헤세의 정원에서 놀다. (0) | 2009.11.25 |
그의 風輪, 길을 따라 나서며 (0) | 2007.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