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해변의 카프카....무라까미 하루키

질경이" 2014. 10. 31. 23:43

 

 

 

 

                                                    해변의 카푸카

ㅡ무라까미 하루키ㅡ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청소년기에 읽어야 할 책을 이제야 읽었는지....

아마 이 책이 늦게(2005)나와서겠지.

난 어려서는 책을 접하지 못했다.

내가 소설을 집중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은 서른살이 넘어서부터였다.

어릴때는 교과서외 다른 책은 구경도 못했다.

오지나 다름없던 촌에 살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를 가슴 깊이 담아 놓을 정도로 좋게 읽었기 때문인지 

일본 작가에 대한 신뢰가 크다.

 

시누이 집에 병문안 갔다가 조카 방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벽을 가득채운 방대한 서적에 그만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내가 그렇게 열망하던 것들이다.

많은 종교 서적과 철학책,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 세계를 망라한 인문학이었다.

얼마나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은지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조카도 없는 방에서 집어든게

바로 무라가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다.

 

열다섯살의 소년이 주인공인 이 소설은 소년이라고 하기에는 훨씬 성숙하고 깊이 있는(책을 많이 본) 소년의

이야기다.

두가지의 이야기가 독특하게 이어가다 퍼즐이 맞춰지듯 무한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반전도 있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두가지의 이야기가 합쳐지지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무엇보다 간결한 문체가 마음에 든다.

이외수 소설에서 보여지는 환타스틱한 느낌이 들어 더욱 좋다.

이 소설에서 15살 소년은 이미 소년이 아니다.

어른보다도 더 깊은 성찰과 담담함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상실의 시대>에서 보다 더 깊은 심리묘사와 독특한 소재로 뭔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말하는 고양이, 슬픈 분위기의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자 사에키(나중에 어머니가 아닐까를 고민함) 

깔끔하고 준수한 오시마, 그리고 누나로 어필되는 사쿠라,

어릴 때 이상한 경험을 하고 난 뒤로 지능이 낮은 것 처럼 보이지만 천재적인 고양이와 말하는 노인 나카타

나카타에게 이끌려 나카타를 구박하면서도 보살펴 주는 호시노 청년

그들이 겪는 이상한 일들은 꿈과 현실의 혼동 속으로 이끈다.

 

가끔씩 느닷없이 등장하는 카프카 내면의 까마귀 소년!

스토리가 마술같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금방 줄거리에 빠져들게 하는게 하루끼의 매력.

무엇보다 오시마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 생활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내가 그 숲에서

생활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 생생한 체험을 경험하게 했다.

입구의 돌, 피안의 세계, 어머니와 누나와의 육체적 본능과 갈등....

아무튼 내 글재주로는 이 작품을 논할 수는 없지만

오래 오래 알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정말 작가의 영향력을 아낌없이 발휘한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가에게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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