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해리..... 공지영

질경이" 2018. 12. 25. 18:35




해리.........공지영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사진찍기를 취미로 하고 부터는

책과 담을 쌓고 지냈다.

나의 감정은 점점 매말라 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을 때

큰언니(시누이)가 생일 선물로 사준 공지영의 <해리

1,2권을 단숨에 읽었다.

 

그녀의 소설은

오래전 읽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고등어>가 전부이다.

내용도 기록을 해놓지 않아 가물가물하다.

<도가니>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엉청난 사회 잇슈를 만들기도 했다.

장애인 성추행 성폭행 사건으로...

늘 그렇듯이 차별과 업악, 세상 전반에 걸쳐 있는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해리>

첫 장을 넘기면 이런 글이 써 있다.

 

"모든 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은 허구에 의해 씌어졌다.

만일 당신이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사정일 뿐이다."

 

그리고

<해리성 인격장애>

각기 다른 정체성을 지닌 인격이 한 사람 안에 둘 이상

존재하여 행동을 지배하는 증상

예전에는 다중인격체로 불렀으나 지금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라고 불린다.

 

소설은

<해리>라는 여자가 나온다.

해리성인격장애가 아마도 이 여자 해리의 상징?.....

해리는 주인공 신문기자 한이나의 고향친구이다.

노을이 아름다운 고향 무진 (舞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소설은 무진의 안개로 시작하여 모든 죄를 은폐하듯

완벽하게 풍경을 차단하고 사건을 차단한다.

 

해리는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폭력을 행사하는 오빠와 산다.

엉망인 환경에서 최고의 금수저인 한이나의 모든 것을

부러워한다.

가난과 불행을 태어나는 순간부터 내것인 것처럼 사는 아이였다.

그래서였을까?

어려서부터 남자를 빨리 알아 버렸다.

모든 것을 갖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었다.

모든 남자를 꼬시고 이용하고,

무진의 작은 도시 남자들을~

커서는 침술을 배워 남자의 거시기에 침을 놔주고

유혹하여 권력을 잡는다.

특히 권력자들을 다 자기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녹취하고 사진으로 남겨 남자들은

그녀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다.

거짓말을 최대의 무기로 삼은 악녀가 되어버렸다.

 

해리라는 여자와 신부 백진우라는 남자!

그들이 벌이는 천사와 악마를 오가는 이중적 생활

sns 통해 그들에 열광하는 어리석은 맹신자들

카톨릭이 추구하는 사랑과 용서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희망원에서 일어나는 감금과 폭행,죽음

신부들의 타락과 성추행, 불법 돈세탁~읽는 내내

사회, 종교, 정치, 안썪은 곳이 없다는 생각에 무겁다.

그럴거면 왜 종교인이 됐을까?

 

사건을 고발하려던 기자 한이나는

고등학교 때 백진우 신부한테 성추행을 당하고

그 충격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로 왔지만

다시 찾은 고향은 악의 소굴처럼 짙은 안개에 쌓여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 과거로 부터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느낀다.

해리와 백진우 신부 너무나 가증스러워 나열하기도 싫다.

정말 숨소리조차도 거짓이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다.

마다른 골목에 몰리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무릎까지 꿇고

애원할 때는 내가 여태 이 사람들을 오해했구나 할

정도로 속아 넘어간다.

 

사람이 어릴적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

사랑이 결핍된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가난해도 서로 위해주고 화목한 집과

부자여도 매일 싸우고 불행한 집은

완전히 다르게 사람의 인격을 형성시킨다.

 

해리의 삶이 그렇다.

결국 자살로 끝나지만 그것도 백진우의 짓이라는

의심이 든다.

 

...................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오늘 이 날씨,

이 풍경과 더불어 단순하게 행복해지는 걸 선택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왜냐하면 오늘 나는 여기 있고

이게 전부니까. 어쩌면 인간이 쌓은 언어들,이념들

혹은 평가들은 그저 허구에 불과했다.

오히려 내게는 저 티없는 하늘, 한없이 투명한 블루의

바람, 물 위로 힘차게 깃을 치며 먹이를 물고 날아오르는

새들,누가 뭐래도 꿋꿋이 피어나는 꽃들......

순하게 그늘진 골목길들, 한 손에 책을 쥐고 개와 함께

강변을 걷는 할머니......내게는 이런 것들이 더 구체적이었고

더 삶에 가까웠다..........

 

ㅡ작가의 말ㅡ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