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던가 슬펐던가
마을 솔숲
신문지 솔가루 담배
그 알싸한 여운도
오빠로 부터 왔다
모든 불온과 모든 즐거움
미꾸라지 같이 달아나기만 하던
요정보다도 말간 순정
알 수 없는 어린 영혼
오빠로부터 왔다
날솔가지 툭툭 분질러
송진과 풋밀을 함께 씹으며
먼 산너머 오솔길 같은
초저녁 샛별같은 날들도
검정교복 학생모를
불량스럽게 쓰고
휘파람 길게 불며 자전거를 탔다
꽁무니에 매달려 가는 나를
친구들은 방아개비라 불렀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하필이면 눈내리는 한산 장날
세공기술 배우러 서울로 떠났다
나의 영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