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그 여자가 보내 준 함께 걷고 싶은 길 비오는 날 나는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 시원스레 수직으로 내리꽂는 소나기에 온전히 몸을 내맡기며 걸어본 적이 있다. 시골 길이다. 도시에서는 꿈도 못꿀 일이다. 도시에서 비를 맞고 간다면 아마 정신이 반 쯤 나간 여자로 오해 받기 쉽지만 비 온 .. 작은 이야기 2007.05.10
얼레지와 그의 친구들.... 지난해에 이어 3년째 얼레지꽃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중 올해의 꽃이 가장 예쁜 것 같습니다. 그리움으로 먹먹했던 가슴이 환하게 열리는 순간입니다. 한때 길을 잃었던 곳.... 그 숲에서 오늘 또 다시 그리움으로 그 길을 한참 바라보다 왔습니다. 변산 바람꽃 나무아래 얼레지 가족 꿩의바람꽃....... 그 날 그 꽃자리 2007.04.11
전태일..그를 만나다. 나는 돌아 가야 한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두고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생을 두고 맹세.. 문학 2007.03.18
바람꽃과 바람나다.... 변산 바람꽃 편 지 나는 당신처럼 살고 싶었지요 긴 시간끝에 걸어서 당신께 왔지요 몇 날이 걸렸는지 몰라요 노을 걸러 물들였나요? 무딤이들 붉게 물든 길을 따라 자박자박 걸어 당신께 왔지요 눈이 어둔 깜깜한 사람처럼 왔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먼길을 걸어 온 내맘 상하지 않게 잘 했다고 말해 .. 그 날 그 꽃자리 2007.03.05
[스크랩] 겨울, 운주사 무장무장 눈 내리더이다. 절 마당에는 들어서지도 못하고, 산 말랭이에 눈 덮고 누워 계실 와불님은 뵙지도 못했습니다. 이 곳을 간절하게 그리는 이가 생각나서 '발목까지 눈 내린 겨울 운주사' 달랑 메모 하나 남기고 돌아나왔습니다. 늘상 그리워는 해도 오늘도 역시 미륵님들 가까이는 가지도 못했.. 카테고리 없음 2006.12.18
시 세편... 기 억 나는 국민학교 사학년부터 육학년까지 기억이 없다 사학년 다니다 부여읍에 사는 고모집에 애기 식모로 갔기 때문이다 부소산 산 그늘이 서늘하던 그 집에서 정림사지 오층 석탑이 한 눈에 보이던 그 집에서 아픈 고모 대신 새벽밥을 지으며 나보다 조금 어린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며 내 초롱초.. 시가 좋아 2006.11.29
[스크랩] 강화도 지척에 바다을 두고도 나가지 못했다. 가끔 온갖 흙먼지 낀 창문을 내다보며 그 곳에 푸른 바람이 지나고 있을까, 그 곳에 가면 참혹한 기억 같은 것은 순식간에 잊을 수도 있었을텐데 길을 밟고 바로 서지 못하는 사람은 어려운 일이지. 눈으로 보는 먼 .. 작은 이야기 2006.11.23
[스크랩] 보신각 거리 예술제에서.... 보신각 거리 예술제에서... -정태춘을 위하여- 속 시끄러울 때마다 거기 보신각으로 갔다 갈 때마다 늘 바람이 불었다 오늘은 약간 비도 내렸다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노래를 듣는다 거기에 가면 항상 다정한 미소의 정태춘이 있었고 그의 벗 박은옥이 있었다 별빛 하나 없는 캄.. 시가 좋아 2006.11.13